청주를 일본 술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일본 청주와 한국 청주가 별개로 있다.
청주가 일본 술로 인식된 것은 일제 강점기에 수탈 목적으로 조선총독부에서 공포한 주세령의 영향이다. 일본은 1909년부터 1934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5차례에 걸쳐, 공장이 아니면 술을 만들 수 없도록 하고 주종을 획일화함으로써 전통 술 양조 문화가 단절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또한 지금 마시는 청주도 일본식으로 만듦으로써 일본 청주의 맛에 길들여져 온 셈이다.
일본 청주와 한국 청주는 빚는 방법이 다르다.
일본 청주는 찐쌀과 씨누룩을 섞어 만든 고지라는 누룩을 이용해서 밑술을 담그고, 삼단 담금 과정으로 도수 높은 발효주를 만든 다음 술주머니에 압착시켜 얻은 흐린 술을 2주 동안 가라앉힌 후 위의 맑은 술만 걷어내서 만든다.
한국 청주는 밀이나 밀기울로 만든 누룩과 쌀로 죽이나 고두밥, 백설기를 만들어서 물을 섞은 후 발효시킨 술에 고두밥과 물을 섞어 다시 발효시켜 만든다. 그 술을 맑게 뜬 것이 청주, 청주를 뜨지 않고 걸러낸 것이 탁주, 청주를 뜨고 남은 술지게미를 거른 것이 막걸리이다. 이렇듯 청주와 탁주와 막걸리는 한 독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한국 청주의 특색 중 하나다(원저 주: 지방에 따라 탁주, 막걸리, 농주를 같은 술로 부르기도 한다).
(발췌 주: 이상은 박록담·술방사람들 공저, ≪우리 술 103가지≫(오상)를 허영만, <식객> 5권 제 25화 "청주의 마음"(김영사)에서 인용한 것을 재인용하였다.)
청주를 흔히 정종(正宗)이라고 부르는 것도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청주 상표 중 하나가 일반 명칭으로 굳어진 것으로 틀린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正宗은 일본어로는 마사무네(まさむね)라고 읽으며 술 만드는 장인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내용출처 : [기타] 허영만 만화 <식객> 5권 발췌, 내용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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